코스피가 9,300선에 닿던 날, 저는 화면을 보면서 "이 숫자가 왜 의미 있는 거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차트만 들여다보던 습관 때문에 그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맥락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통화량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라는 렌즈로 지금 시장을 다시 들여다보니, 단순히 "많이 올랐네"가 아니라 한국 증시의 체질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통화량이 말하는 코스피 9300의 진짜 의미솔직히 말하면, 저는 투자 판단을 할 때 M2를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M2(광의통화, Broad Money)란 현금·요구불예금에 더해 정기예금·MMF 등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한 통화량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경제 안에 실제로 돌고 있는 돈의 총량을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
국민연금이 7월부터 국내 주식을 55조 원 규모로 매도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제 시장 무너지는 거 아니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숫자만 보고 반사적으로 악재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하나씩 뜯어보니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감이 아닌 수치로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이슈를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왜 국민연금은 지금 주식을 팔아야 하는가 — 시장충격의 배경저도 처음엔 이게 왜 지금 터지는 건지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6월까지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적용되고 있었고, 그 조치가 끝나면서 7월부터 본격적인 매도가 시작되는 구조였습니다.핵심은 전략적 자산 배분(SAA)입니다. 여기서 SAA란 연기금이 사전에 설정해둔 자산별 목표 비중을 의미합니다. ..
한국이 AI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챗GPT 같은 걸 만들어야 할까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군수 — 한국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분야는 전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첨단 제조입니다. 피지컬 AI(Physical AI), 즉 실물 제조 현장을 바꾸는 AI야말로 한국이 놓치면 안 될 전쟁터일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이미 들어와 있다 — 제조주권의 위기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팔란티어(Palantir)가 삼성전자와 현대조선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투자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 주권 문제로 바로 와닿았습니다. 팔란티어의 핵심 제품 중 하나가 파운드리(Foundry)인데, 여기서 파운드리..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됐다는 속보가 뜨는 순간, 저는 반사적으로 계좌 창을 열었습니다. 처음엔 '또 뉴스 과장 아니야?'라고 넘기려다 멈췄습니다. 예전에 이란 관련 긴장이 고조됐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반도체 포지션을 들고 있다가 하루 만에 제법 큰 손실을 봤던 기억 때문입니다. 미국·이스라엘·이란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얽혀 있는 지금, 뉴스 하나가 시장을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내 계좌까지 닿는 구조혹시 '중동 뉴스는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손실을 겪고 나서야 그 연결 고리가 얼마나 촘촘한지 이해했습니다.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세계 원유 물..
오늘 코스피가 장중 9,385까지 찍으며 신고가를 뚫는가 싶었는데, 마감은 9,252로 끝났습니다. 저도 고영 포지션을 들고 있어서 나스닥 선물이 장중 1% 넘게 빠지는 걸 보면서 손절 버튼에 손이 갔었는데, 막상 하이닉스는 상승 마감이더군요. 원인은 반도체가 아니라 유가였습니다. 오늘 하락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오늘 증시가 흔들린 진짜 이유 — 유가 리스크장이 빠진 건 반도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하락의 핵심은 이란-미국 휴전 합의의 불안정성이고, 그게 곧바로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현재 체결된 합의는 예비 양해각서(MOU) 수준입니다. 여기서 MOU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사전 합의 문서로, 본합의 전까지는 언제든 파..
SK하이닉스 주가가 9% 넘게 빠진 날, 저는 멍하니 호가창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내가 이 회사를 제대로 알고 투자한 게 맞나?" 반도체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하이닉스를 그냥 메모리 회사로만 봤습니다. 그 오판이 얼마나 컸는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기존 DDR 메모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라는 걸 이해하고 나서야, 이 종목을 다시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HBM이 뭔지 모르면 하이닉스를 오해한다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한때 SK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오른 걸 보고 "이미 비싸다"고 판단해서 진입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팔던 DDR4, DDR5 메모리처럼 생각했던 거죠.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이제 꺾일 때가 됐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