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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피가 장중 9,385까지 찍으며 신고가를 뚫는가 싶었는데, 마감은 9,252로 끝났습니다. 저도 고영 포지션을 들고 있어서 나스닥 선물이 장중 1% 넘게 빠지는 걸 보면서 손절 버튼에 손이 갔었는데, 막상 하이닉스는 상승 마감이더군요. 원인은 반도체가 아니라 유가였습니다. 오늘 하락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오늘 증시가 흔들린 진짜 이유 — 유가 리스크
장이 빠진 건 반도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하락의 핵심은 이란-미국 휴전 합의의 불안정성이고, 그게 곧바로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체결된 합의는 예비 양해각서(MOU) 수준입니다. 여기서 MOU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사전 합의 문서로, 본합의 전까지는 언제든 파기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합의문 5항에는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보장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뒤집어 말하면 60일 안에 본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봉쇄가 재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길목입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이 해협이 다시 막힌다면 유가가 12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6%대로 올라서고, 연준의 금리 인상 논의가 다시 불붙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CPI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시장 유동성을 죄게 됩니다.
오늘 나스닥 선물이 장중 1% 넘게 하락하고 원유가 치솟은 건 바로 이 시나리오에 대한 시장의 반응입니다. 스위스 본협의 일정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가 흔들렸고, 국내에서는 코스닥 소형주들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 현 합의는 60일짜리 한시적 MOU — 본합의 실패 시 호르무즈 봉쇄 재개 가능
- 유가 급등 → CPI 상승 → 금리 인상 압박 → 기술주·성장주 밸류에이션 타격
- 오늘 반도체 대장주가 버텼다고 해서 이 리스크를 가볍게 볼 수 없음
대장주는 버텼는데 내 계좌는 왜 — 낙폭과대주 패턴 읽기
솔직히 오늘 같은 날이 가장 불편합니다. 하이닉스는 상승 마감인데 제 계좌에 있는 코스닥 종목들은 줄줄이 빨간불이었습니다. 이게 처음 겪는 상황이 아닌데도 매번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지정학적 이슈로 장이 출렁일 때는 패턴이 거의 일정합니다. 코스닥 소형주와 이른바 테마주들이 먼저 무너지고,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집중된 대형 반도체주가 상대적으로 버팁니다. 오늘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방어했고, 주성엔지니어링 같은 소부장 종목은 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코스닥 상위 30개 종목 중 상승 마감한 게 두 개에 불과했을 정도입니다.
여기서 낙폭과대주(Oversold Stock)란 시장 전반의 공포 심리로 인해 실제 기업가치보다 과도하게 주가가 내려간 종목을 말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신호입니다. 제가 최근 직접 스크리닝해 보니, 영업이익률 50%에 매출이 3년간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데 PER이 10배 초반인 종목들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제 눈을 의심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게 있습니다. 숫자가 좋아 보인다고 전부 저평가가 아닙니다. 일회성 이익이 실적에 포함된 경우, 매출의 80% 이상이 고객사 한 곳에 집중된 경우는 PER이 낮아도 함정일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실수를 한 번 경험한 뒤로는 분기 보고서에서 매출처 구성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흔들릴 때 어떻게 투자할까 — 포트폴리오 전략 짜기
주도주 20%, 고성장 저평가주 8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전략이 있습니다. 논리 자체는 맞습니다. 장기 데이터로 봐도 시장이 흔들릴 때 저가에 매수한 종목이 이후 수익률 상단을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걸 실제로 실행하기가 왜 어려운지도 솔직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따라가라는 전략은 현실적이지만, 외국인 수급은 원·달러 환율과 글로벌 매크로에 따라 방향이 순식간에 바뀝니다. 수급 추종 전략은 항상 한 박자 늦게 들어가 고점 근처에서 매수하게 되는 경우가 반복됩니다. 제 생각에는 먼저 자신만의 밸류에이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는 종목에 외국인 수급까지 겹칠 때 진입하는 순서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멀미 비유가 오늘 따라 유독 와닿았습니다. 파도를 보면 속이 울렁거리지만 멀리 있는 섬을 보면 멀미가 덜하다는 말, 저도 지수 움직임을 분 단위로 보다가 손이 먼저 반응했던 오늘 오전이 딱 그 상태였습니다. 시야가 단기에 갇히면 대장주가 버티고 있는 것도 안 보이게 됩니다.
6월 25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메모리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 있습니다. 오늘 하이닉스가 상승 마감한 것도 이 맥락입니다. 주도주 포지션은 당분간 유지하면서, 나머지 여력으로는 AI와 직접 연관이 없더라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낙폭과대주를 하나씩 트래킹해 보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늘 하이닉스가 올랐는데 코스닥은 왜 이렇게 많이 떨어진 건가요?
A. 오늘 하락의 원인이 반도체 펀더멘털이 아닌 유가와 지정학 리스크였기 때문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집중된 대형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방어됐고, 유동성이 약한 코스닥 소형주들은 공포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먼저 무너졌습니다. 지정학 이슈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Q. 이란 휴전 합의가 60일짜리라는데, 그 이후엔 어떻게 되나요?
A. 현재 합의는 예비 MOU 수준으로, 60일 안에 본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재개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국제 유가가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고, CPI 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됩니다. 60일 이내의 협상 진행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합니다.
Q. PER 10배짜리 고성장주가 있다면 무조건 사야 하는 건가요?
A. PER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는 아닙니다. 일회성 이익이 실적에 포함됐거나, 매출 대부분이 특정 고객사 한 곳에 쏠려 있는 경우라면 그 수치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DART 공시에서 분기 보고서의 매출처 구성과 영업이익의 반복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 뒤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외국인 수급 따라가는 전략, 효과 있나요?
A. 단순히 외국인이 산다고 따라가면 항상 한 박자 늦게 들어가 고점 근처에서 매수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외국인 수급은 참고 지표로 활용하되, 먼저 자신만의 밸류에이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에 외국인 수급이 겹칠 때 진입하는 순서가 더 유효합니다.
결론
오늘 장은 반도체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란 휴전 MOU의 60일짜리 한시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재개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유가와 CPI를 통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 이 구조를 이해하면 오늘 하락이 손절 신호가 아니라는 게 보입니다. 저도 장중에 손이 먼저 반응했지만, 마감을 보고 나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파도가 아니라 섬을 봐야 멀미가 사라진다는 말이 오늘 제일 잘 맞는 표현이었습니다.
앞으로 60일간 협상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주도주 포지션은 유지하고 낙폭이 과도하게 커진 우량 소형주를 하나씩 트래킹해 보시길 권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일 수 있습니다. 단, 숫자 뒤에 숨은 사업 리스크를 확인하는 과정은 절대 생략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