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9% 넘게 빠진 날, 저는 멍하니 호가창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내가 이 회사를 제대로 알고 투자한 게 맞나?" 반도체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하이닉스를 그냥 메모리 회사로만 봤습니다. 그 오판이 얼마나 컸는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기존 DDR 메모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라는 걸 이해하고 나서야, 이 종목을 다시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HBM이 뭔지 모르면 하이닉스를 오해한다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한때 SK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오른 걸 보고 "이미 비싸다"고 판단해서 진입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팔던 DDR4, DDR5 메모리처럼 생각했던 거죠.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이제 꺾일 때가 됐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
2028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기업 1위와 3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오를 때 사면 결국 사이클 고점에 물린다는 경험담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산업에서 안보자산으로제가 SK하이닉스를 처음 매수했을 때 초반에는 소액만 넣었다가 주가가 오를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져서 일찍 팔아버렸습니다. 그때 더 크게 들어갔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습니다. 당시 저를 가장 많이 흔든 건 "이건 사이클 산업이야"라는 인식이었습니다.사이클 산업이란, 수요와 가격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며 실적이 들쑥날쑥한 구조를 말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오랫동안 PC나 스마트폰 교체 주..
신고가 종목 차트를 보다가 "이미 너무 오른 거 아냐?" 하고 창을 닫아버린 적,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한미반도체를 볼 때마다 정확히 그랬습니다. HBM 테마가 달아오를 때 들여다봤다가, "장비주가 뭐 그렇게 가겠어" 하고 반신반의하다 놓쳤죠. 그 이후로 이 종목은 저한테 딱 애증의 종목이 됐습니다.TC본더, 왜 이 회사만 가능한가한미반도체가 어떤 회사냐고 물으시면,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만든다면, 한미반도체는 그 칩을 쌓고 붙이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 핵심 장비가 바로 TC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입니다. TC본더란 여러 장의 메모리 칩을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압착해 하나로 결합시키는 장비로, 쉽게 말해..
압축 기술 하나가 반도체 주식을 흔들었습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 한 장에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3~5% 빠지는 걸 보면서, 저도 처음엔 "메모리 수요가 16분의 1로 줄어들면 하이닉스랑 삼성은 끝난 거 아닌가?" 하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헤드라인이 주는 공포가 얼마나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이게 만드는지, 직접 겪어보니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KV캐시와 터보퀀트, 뭐가 달라진 건가이번에 시장을 흔든 기술의 이름은 터보퀀트(TurboQuant)입니다. 핵심은 KV캐시(Key-Value Cache)를 저장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것입니다. 여기서 KV캐시란 AI 모델이 대화 맥락을 기억하기 위해 임시로 저장해두는 데이터 공간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긴 책을 읽다가 중간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적어두는 컨닝 페이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