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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과 리먼 사태 (닷컴버블, 리스크관리, 생존전략)

루크7851 2026. 7. 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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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저도 "이 회사는 실적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며 하락하는 종목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본전만 오면 팔겠다고 버티다 결국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지금 시장에서 나오는 AI 버블 논쟁을 보면서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닷컴버블, 리먼 사태, 그리고 지금의 AI 랠리. 역사는 비슷한 질문을 반복합니다. 이번엔 다를까요, 아니면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요.

     

    ai 버믈 이미지

    닷컴버블이 남긴 교훈, AI 버블과 뭐가 다른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나스닥 지수는 약 다섯 배 올랐습니다. 그리고 2000년 3월 이후 2년 동안 78%가 빠졌죠. 당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실제 수익과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매출도 없고 수익 모델도 불투명한데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는 기대감 하나로 수백 배씩 올랐습니다. 워런 버핏은 그 기업들에 손을 대지 않았고, 당시 펀드 매니저들에게 조롱을 받았지만 결국 살아남은 건 버핏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AI 랠리는 다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실적이 동반되기 때문에 닷컴버블과 다르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같은 AI 인프라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이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 즉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연산 가속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AI 생태계 전체에 실적이 동반된다"는 말과 "일부 인프라 기업에 한정해서 실적이 나온다"는 말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픈AI를 비롯한 대부분의 AI 모델 기업들은 여전히 적자 상태이고, 흑자 전환 시점을 2029년으로 전망하는 상황입니다. 닷컴버블처럼 전체가 거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생태계 내에서도 어디에 돈이 실제로 흐르는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요약: 닷컴버블과 달리 AI 랠리엔 실적 동반 기업이 존재하지만, 그 범위를 인프라 기업과 모델 기업으로 나눠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리먼 사태는 왜 더 무서웠나, 실적 있는 기업도 무너졌다

    2008년 금융위기는 닷컴버블과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닷컴버블은 수익 없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터진 거라면, 리먼 사태는 실제로 돈을 잘 벌던 금융 기업들이 신용 리스크 하나에 한꺼번에 무너진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AI 버블 시나리오와 더 비교해볼 만합니다.

    당시 미국은 닷컴버블 이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도 대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이걸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서브프라임이란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에게 제공된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부실 채권이 금융 기법을 통해 안전한 상품처럼 포장됐다는 점입니다.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즉 부채 담보부 증권이라는 구조화 상품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CDO란 여러 대출 채권을 섞어서 재조합한 뒤 신용등급을 분리해 판매하는 파생상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불량 대출을 잘게 섞어서 "평균적으로는 안전하다"고 포장한 겁니다. AIG 같은 보험사가 이 상품에 보증을 서주면서 투자자들은 안심했지만, 결국 보험사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은행들의 주가는 실적을 바탕으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다 집값이 하락하고 서브프라임 대출 연체가 급증하면서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 9월 파산합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었고, 미국 증시는 50% 넘게 하락했습니다. 실적이 있다고 해서 신용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걸 이 사태가 증명했습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요약: 리먼 사태는 실적 있는 기업도 신용 리스크 하나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며, AI 생태계의 구조적 자금 순환도 같은 맥락에서 점검이 필요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살아남은 방법, 고통스러운 정직함

    리먼 사태 당시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자산을 장부가(Book Value)로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장부가란 취득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기록한 자산 가치로, 현재 시장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산 가격이 실제로 떨어지고 있어도 장부상으로는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손실 인정을 미루게 됩니다.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죠. 저도 투자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주가가 30% 빠져도 "장기적으로 보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매도 타이밍을 놓친 적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달랐습니다. 전 CEO 로이드 블랭크파인은 매일 시장 가격, 즉 시가(Mark-to-Market)로 자산을 재평가했습니다. 여기서 시가 평가란 보유 자산의 가치를 매일 현재 시장 가격으로 다시 계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손실이 즉각 드러나기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블랭크파인은 이 고통스러운 정직함이 회사를 살렸다고 회고합니다. 손실을 일찍 인식했기 때문에 포지션을 줄이고 시장이 더 무너지기 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는 리스크 관리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따져보고 그 경우에도 버틸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이 저는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저도 그동안 "이 회사가 잘될 것이다"를 분석하는 데만 집중했지, "이 회사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따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여기서 한 가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골드만삭스처럼 매일 시가 재평가를 하라는 조언이 원칙적으로는 옳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에는 전문 리스크 관리팀과 방대한 데이터 인프라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정보 접근성과 실행 속도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원칙을 "손실을 감정이 아닌 기준으로 판단하는 습관"으로 개인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매달 한 번씩이라도 보유 종목의 실적과 부채 구조를 냉정하게 다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출발은 가능합니다.

    • 장부가 평가: 취득 원가 기준, 손실이 늦게 드러남
    • 시가 평가(Mark-to-Market): 현재 시장가 기준, 손실이 즉시 드러남
    • 골드만삭스는 시가 평가를 통해 위기 전에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줄임
    • 현실 인정이 늦은 기업은 선택지가 줄고 결국 파산에 이름
    요약: 골드만삭스는 손실을 일찍 인정하는 시가 평가 원칙으로 위기를 버텼으며, 개인 투자자도 이 정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생존전략, 어디서 신호를 읽을 것인가

    AI 버블론자들의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AI 모델 기업들이 계속 수익을 내지 못하면 투자 자금이 끊기고, 클라우드와 반도체 구매가 줄어들면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의 실적이 급락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긍정론자들은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AI 데이터 센터 투자가 지속되고, 반도체 기업들의 호황도 이어진다고 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신호는 뭘까요. AI 버블 논쟁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버블인지 아닌지"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지금 당장 어떤 지표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짚어주는 경우가 드물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AI 모델 기업들의 ARR(Annual Recurring Revenue), 즉 연간 반복 매출 추이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ARR이란 구독이나 계약을 통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말합니다. 이 수치가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지, 아니면 투자금이 소진되는 속도만 빨라지고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리먼 사태 당시 기업의 숫자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쓸려 나갔습니다. 반면 위기 상황에서도 조직을 평정심으로 관리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신호를 외부에 보낸 리더를 가진 회사들은 살아남았습니다. 블랭크파인이 강조한 것처럼, 공포에 질린 조직 안에서 차갑게 정보를 공유하고 행동 속도를 유지하는 리더십이 기업의 생사를 갈랐습니다(출처: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안정 보고서).

    투자자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수치만 볼 게 아니라 CEO가 위기 상황에서 어떤 발언을 하는지, 실적 악화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손실 가능성을 얼마나 솔직하게 인정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재무제표 숫자로는 찾을 수 없는 영역입니다. 저는 요즘 보유 종목 CEO의 인터뷰나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직접 챙겨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약: AI 버블 여부보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투자한 기업이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지, 그리고 리더가 위기를 직시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닷컴버블이랑 지금 AI 버블이 진짜 비슷한 건가요?

    A. 기대감으로 주가가 먼저 올라간다는 구조는 비슷합니다. 다만 닷컴버블 때는 수익 모델 자체가 없었던 반면, 지금은 엔비디아 같은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동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AI 모델 기업 대부분이 여전히 적자라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일찍 인정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A. 감정적으로는 정말 어렵습니다. 저도 그걸 몸으로 겪었습니다. 다만 "기준을 먼저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매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둔화되면 보유 비중을 줄인다"처럼 판단 기준을 미리 만들어두면, 그 순간 감정이 아닌 기준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Q. 리먼 사태 때 골드만삭스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요?

    A. 핵심은 매일 시가로 자산을 재평가하는 원칙이었습니다. 손실을 즉각 인식하고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시장이 더 무너지기 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골드만삭스 CEO 블랭크파인은 이를 "고통스러운 정직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Q.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왜 전 세계 위기로 번진 건가요?

    A. 부실 대출 채권이 CDO 같은 파생상품으로 재포장되어 전 세계 금융기관에 팔렸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부실이 터졌을 때 그 충격이 연결된 모든 기관으로 동시에 퍼졌습니다. 보험사 AIG까지 연루되면서 손실 흡수 장치도 함께 무너진 것이 위기를 키웠습니다.

     

    결론

    닷컴버블, 리먼 사태, 그리고 지금의 AI 랠리.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실을 확정 짓기 싫어서 버티고, 기대감에 취해서 리스크를 외면하고, 나만 틀릴 리 없다고 믿는 그 심리가 반복됩니다. 저도 그 심리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보여준 건 예측의 정확함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속도였습니다. 지금 제가 보유한 종목이 진짜 실적으로 버티는 기업인지, 아니면 기대감만으로 올라온 기업인지, 그리고 그 기업의 리더가 위기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냉정하게 다시 들여다보는 것.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리스크 관리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참고: https://youtu.be/0DdOIhaumYI?si=vA5aAEXU-0sn4zCC